안녕하셔요. 오늘은 예전에 썼던 글을 가져왔어요.
2년 전 강의 과제로 제출한 글인데요. 삼성의 경기가 개판을 치는데도 새로 유입되는 팬이 많은 지금 (내 친구들 한정) .. 그 때의 마음가짐이 떠올라 올려봅니도.. 이 땐 이런 생각을 했었네요^^,,
참고로 과제 주제는 <일상 속 사소한 현상으로 수필쓰기> 였지롱 어떤 현상에 대한 글인지 읽어봐주셔요
<야구가 끝났다>
11월 10일, 2021년의 야구가 끝났다. 정확하게는 그들의 야구가 끝났다. 여기서 그들은 내가 응원하는 팀인 삼성 라이온즈이다. 야구는 11월의 가을야구로 최종 순위가 정해진다. 삼성은 10월까지 2위였다. 11월부터는 토너먼트 형식의 3판 2선승제이기에 3위 팀을 두 번 이겨야 1위 팀과 순위 결정전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3위 팀과의 세 경기 중 첫 번째 경기를 졌다. 2점 차로 아쉽게 졌다. 이제는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지켜보는 팬들은 종교와 상관없이 기도를 했다. 1년동안 열심히 한 경기들이 무산되게 생겼으니 두 번째 경기는 매우 중요했다. 경기가 열린 잠실에는 파란 옷을 입은 야구팬들이 넘쳐났고 경기장은 사람이 없는 곳을 찾기가 힘들었다. 직관을 하지 못한 팬들은 생중계라도 보며 응원했다. 그렇게 중요하고, 간절했던 경기에서 그들은 8점이라는 큰 차이로 패배했다. 우리 팀은 최종적으로 3위가 되었다.
야구. 아저씨들의 공놀이일 뿐이다. 축구처럼 온국민의 축제이지도, 배구처럼 떠오르는 스포츠이지도 않다. 그럼에도 이번 삼성 라이온즈의 순위 결정전에 관심이 쏠린 이유는 명확하다. 이들이 작년에 최종 8위를 했기 때문이다. 작년뿐만 아니라 최근 5 년 동안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99688. 이 비밀번호 같은 숫자가 5년 동안 삼성이 찍은 순위이다. 위 5년은 삼성의 암흑기로 불린다. 암흑기동안 많은 팬들이 떠나갔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팀은 경기만 하면 졌다. 재미가 있을리 없었다. 그런데 6년만에 가을야구를 하게 되었으니 사라졌던 팬들이 전부 신이 나서 돌아왔다. 삼성의 마지막 두 경기에 모든 대구 시민의 관심이 쏠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구를 보지 않는 나의 어머니조차 삼성이 1위를 할 수도 있다는 소식은 알고 계셨다. 그 정도의 관심과 열기 속에서 8점 차로 초라하게 패배한 것이다. 20 대 12 같은 점수 차이면 기분이 좀 나았겠지만 안타깝게도 11 대 3이었다.
9회동안 진행되는 게임에서 선수들은 매회 고개를 푹 숙이고 대기 공간으로 들어갔다. 그 경기를 보러 대구에서 잠실까지 온 팬들을, 서울 곳곳에서 찾아와준 팬들을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참으로 죄인 같은 모습이었다. 당연하다. 결과가 제일 중요하니까. 나 또한 잘 알고 있다. 과정이 얼마나 열정 가득했든 간에 결과만이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길을 되짚어보는 사람들 중 그렇지 않은 이가 몇이나 될까. 스스로 얼마나 깊게 몰두했는지, 얼마나 신이 나서 했는지는 뒷전이다. 결국 남은 것은 등수, 상장의 유무, 주변의 반응이다. 자신의 길에도 그러한데 남이 한 공놀이에는 어떻겠는가. 모두의 시선에서 삼성 라이온즈는 그저 2021년 3위 팀이다. 1위 결정전에서 영봉패를 당해 10월 마지막 야구를 허무하게 2위로 마무리한 팀이다. 6년만에 진출한 가을야구에서 1승밖에 하지 못한 팀. 가을야구에 진출한 팀이 아니라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팀.
그러나 적어도 나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어야겠다. 단 한 경기로 1년 동안의 경기들이 없는 일이 되는 게 싫으니까. 이 생각에 도달했을 때 나는 앞서 말한 깨달음을 얻었다. 우리는 너무 결과만을 보며 일희일비하고 있다. 결과만큼 중요한 과정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선수들은 올해의 등수에 고개 숙일 필요가 없다. 3위에서 더 올라가지 못했어도 이들이 6년동안 쌓은 노력은 없어지지 않는다. 공 한번 시원하게 못쳤어도 내년의 기회는 없어지지 않았다. 그러니 전혀 주눅들 필요 없는 일이다. 내가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그저 ‘내년에 또 보러오겠다, 열심히 해달라’ 뿐이다. 이 말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 전체에 꼭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다. 특히나 나와 같은 취업 준비생, 사회 초년생들에게 강조하고 싶다. 시험에 낙방해도, 2등을 해도, 누군가를 실망시켜도 괜찮다. 지금 당장 작은 것에 속상해도 내가 가진 확고한 방향성은 사라지지 않으며 꾸준히 쌓아온 발자국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눈앞의 것을 놓쳤다고 해서 세상을 잃은 것마냥 좌절하지 말자. 우리의 세상은 여전히 건재하다.

허허허 결국 제 일상 속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현상은 실패였네요. 실패야 지금도 하고 있다만.. 저 때의 제가 느낀 실패와 지금의 제가 느낀 실패는 또 달라진 것 같아요. 이것에 대한 글도 쓸 수 있길 바라며.. 어찌 오늘의 글엔 공감이 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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